여행, 사진, 책, 별
photo/pm5:55 · 2025. 2. 17. 23:55
아침 일찍 일어났다. 올해 들어 처음인 거 같다. 산뜻하게 이불을 박차고 새 아침을 시작했으면 좋았으련만, 고민이 너무 많아 답답한 나머지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해야 할 일이 있는데, 할 수가 없다. 취소된 일을 탓해봤자 소용없다. 여태 미뤄온 건 나 자신이다.Procrastination
photo/pm5:55 · 2025. 2. 17. 23:54
깊은 땅속 암반 사이사이로 기어다니며 사는 짐승이란다. 여기저기 흩어져 이는 놈들을 다 합쳐보면 수천 마리나 되지만 가족을 이루지 않고 늘 외돌토리로 다니지. 생기기는 사슴 모양으로 생겼는데, 온몸에는 시꺼먼 털이 돋았고 두 눈은 굶주린 범처럼 형형하다. 바윗돌을 씹어먹어 배고픔을 이기느라고 이빨은 늑대 송곳니처럼 날카롭고 단단하지. 이마에는 번쩍이는 뿔이 한 자도 넘게 자라 있어서 이 짐승이 걸어가는 길 앞을 관솔불마냥 훤하게 밝혀준단다.-한강 장편소설 ‘검은 사슴’ 중에서Book
photo/pm5:55 · 2025. 2. 17. 23:53
같은 노동을 하는 이들이 함께 모였다!Union
photo/pm5:55 · 2025. 2. 17. 23:48
이만하면 하루를 쑥쑥 잘 보냈다. 나날들이 쌓여 큰 나무가 되겠지.Olive tree
photo/pm5:55 · 2025. 2. 13. 23:48
-새로 주문한 백조합토와 산백토를 받았다. 백조합토는 도예를 시작하고 처음 만지는 흙이다. 설레는 것도 잠시 20kg의 새 흙이 생기자마자 잃어버린 줄 알았던 지난 흙을 찾았다. 흙 부자다! (금 부자면 좋겠다)-흙 꾸러미에서 지난 학기에 받은 작은 백토 덩어리를 발견했다. 무엇을 만들까 골똘히 주물럭거렸으나 결국 아무것도 만들지 못하고 버렸다. 아무리 좋은 흙도 오래되면 굳어 쓸 수 없다.-흙이 모조리 굳기 전에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을까? 사실 생각대로 되는 게 별로 없다. 깊이 고민하기보다는 일단 시작하기!Let's get started!
photo/pm5:55 · 2025. 2. 12. 23:59
덕분에 같이 밥을 먹고, 같이 걷고, 같이 커피를 마시고, 같이 일상을 나누었다. 그냥 좋았는데 네가 좋아해서 더 좋았다. 그동안 생일을 과소평가했던 거 같다.Happy birthday to you.
photo/pm5:55 · 2025. 2. 11. 22:58
어느새 해가 무척 길어졌다.그런데도 하루는 너무 짧다.Day moon
photo/pm5:55 · 2025. 2. 10. 23:55
여름이 시작됐어.수직으로 가까워질 준비를 하자.은유도 징조도 없이.태양이 빛나면 그을려보자.감지 없이당해버릴 마음을 먹자.찰나의 반짝임에 대하여 기록을 하자.반복 없는빛을 보았다고 하자.그것이 우리를 충분하게 만들도록.-쩡찌 글, 그림 ‘땅콩일기 2’ 중에서Book
photo/pm5:55 · 2025. 2. 9. 23:00
추워도, 걸어서 걸어서Have a walk.
photo/pm5:55 · 2025. 2. 8. 21:59
“나라가 어두우면 집에서 가장 밝은 것을 들고 거리에 나온다"Demonstration
photo/pm5:55 · 2025. 2. 7. 23:14
어제 아침에 눈을 떴는데 갑자기 방이 한 바퀴 돌았다. 종일 빙글 대더니 결국 요가를 하다 주저앉았다. 자고 나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여전히 빙글빙글. 그래도 밖으로 나왔다. 빙글빙글. 내가 도는 건지, 세상이 도는 건지.경험 많은 친구가 ‘이석증’ 일 것 같다고 알려주었다. 한결 마음이 놓였다. 월요일에는 병원에 가야지!Dizziness
photo/pm5:55 · 2025. 2. 6. 23:56
도예 수업을 갈 때 빛으로 환했던 길이, 돌아올 때 눈으로 뒤덥였다. 두세 시간 만에.기획도 다시 시작되었고, 수업도 다시 시작되었고, 친구들도 다시 만났고, 조금씩 제자리로 돌아가는 중이다.(아직 나라는 제자리로 가지 못했다.)어쩐지 ‘제자리’라는 말은 반가우면서 슬픈 기분이 갖게 한다.Return to norm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