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25. 5. 12. 13:26
2025 제주 에코&다크 투어 2
쓰레기를 주우러 해변을 걸으며, 함덕과 김녕 사이 북촌을 찾았다. 중산간이 아닌 해변 마을에서 가장 많은 학살이 이뤄진 4.3 현장이다. 아름답고 조용한 북촌마을은 이틀 만에 300명 넘게 총에 맞아 스러진 곳이다. 1949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학살당했지만 특히 남자가 많이 죽어 지금도 ‘무남촌’이라 불린다. 해녀의 부엌에서 만난 해녀 삼춘은 남자가 없어서 일찍 물질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하셨다. 70년 전 낸시빌레, 옴팡밭, 너븐숭이와 같은 어여쁜 이름들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이후로도 ‘아이고’ 4.3을 슬퍼하는 울음소리만으로 처벌당했기 때문에 더욱더 조용할 수밖에 없었다. 고요한 북촌 포구에는 파도 소리만 철썩인다. 도내에는 아직도 4.3에 대해 상반되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하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