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25. 11. 19. 23:00
어떤 동사의 멸종
“그는 글로 세상을 상관있게 만들고 싶었다. 그는 한국어에서 가장 공격적인 단어가 바로 ‘상관없어'라고 믿었다. 칼이나 총은 사람을 죽이지만 ’나랑 상관없어'는 관계를 죽이고 환경을 죽이고 세상을 죽인다고 믿었다. 그는 사람과 닭이 서로 상관있게 되기를, 사람과 돼지도 서로 상관있게 되기를, 고시생과 선원이 서로 상관있게 되기를, 사장과 직원이, 부자와 가난한 사람이, 인간과 자연이 서로 상관있게 되기를 바랐다. 그는 서로가 서로에게 상관있게 만드는 글을 쓰고 싶었다. 비록 그가 성공했다는 증거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지만 말이다.”-한승태 노동에세이 ‘어떤 동사의 멸종’ 중에서친구를 만나고, 먹고, 마시고, 물건을 보내고, 받고, 운동했다. 이 가운데 혼자 한 일은 없다. 누군가의 노동 덕에 하루를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