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책, 별
photo/pm5:55 · 2022. 10. 27. 23:57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합의냐 반대냐. 그러나 이미 확정된 계획이니 동의하라는 겁박이 합의일 수는 없다. 보상이냐 거부냐. 온몸으로 땅을 일구며 서러운 가난을 살아온 사람들을 모욕했다. 새로 세워진 송전탑이 자고 나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울력으로 살던 동네가 부서진다. 한동네 사는 이웃들을 서로 보듬고 싶지만 오만 가지 서운함이 쌓인다. 죽는 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과 이러다 죽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엇갈려 지나간다. 여자라 서럽지만 여자라 싸우고, 남자라 굳세지만 남자라서 흔들린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싸움을 살아내는 주민들은 격랑에 휩싸인 듯 혼란스럽다. 누군가 죽음을 떠올린다는 것은, 자신 안에 이미 죽어버린 무언가를 떠올리는 것일 게다. 송전탑이 빼앗아간 삶에 대한 믿음, 억울하..
photo/pm5:55 · 2022. 10. 26. 23:59
알록달록 단풍 든 가을에 만난 무척 반가운 손님, 그리고 알록달록 무한 멀티버스의 무척 반가운 영화! - 수성동계곡, SCOFF, 사직동 그 가게, FOLKI, 경복궁, 청와대, 북촌 한옥마을, 오설록 - 에무시네마 영화 One fine autumn day
photo/pm5:55 · 2022. 10. 25. 23:59
길동무 문학학교 세계문학교류 -2022 아시아문학페스티벌 초청작가 대담 샤힌 아크타르Shaheen Akhtar+베잔 마투르Bejan Matur
photo/pm5:55 · 2022. 10. 24. 23:10
“예로부터 아이가 태어난 집에는 금줄을 달아 온 마을이 한 마음으로 아이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넉넉히 아름다운 아기의 탄생을 온 마을도, 온 가을도 함께 축하하며. The birth of a beautiful baby Celebrating the whole town and autumn together.
photo/pm5:55 · 2022. 10. 24. 01:28
사진전 22.8.4-11.13 그라운드시소 성수 Photo exhibition
photo/pm5:55 · 2022. 10. 24. 01:25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2022년 10월 21~22일 영등포아트홀 Theater
photo/pm5:55 · 2022. 10. 24. 01:20
공사가 끝났다. 하루의 더함도 뺌도 없이 정말 딱 한 달 걸렸다. 한결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The renovation of the house is finished. It really took just a month. May the winter be warmer.
photo/pm5:55 · 2022. 10. 24. 01:18
그래도 일상을 살기 위해 부지런히 밖으로 나왔다. Even so I went outside diligently to live my daily life.
photo/pm5:55 · 2022. 10. 19. 23:11
도통 정신을 못 차리겠다. 초록 나뭇잎이 빨갛게 변하며 떨어지는 속도보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속도가 느리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것처럼 느껴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빙글빙글 돈다. 기구를 타고 있는 동안 주변은 뒤죽박죽이다. 침대 아래 있던 것들이 가장 높은 천장에 가 있고 탁자 위 잘 보이는 곳에 있던 것들이 깊숙한 서랍 속에 들어가 있다. 주말에 다녀간 준공현장조사관이 전화를 해 시일 내 공사가 잘 마무리됐는지 물어본다.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끝난 걸까 아닌 걸까. 큰 공사는 마무리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끝난 것 같은 공사는 아직 안 끝났다. 업체에 전화를 하니 토요일쯤이나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하셨다. 의문문이다. 오래전 잡아둔 설악산 단풍놀이를 취소했다. 집도, 일정도, 마음도 뒤죽박죽이다..
photo/pm5:55 · 2022. 10. 18. 23:42
오래되고 구불구불한 동네에 사는 내가 너를 만나러 새로 만든 반듯반듯한 도시에 놀러갔다. 모든 것이 자로 잰 듯 정확하게 아름다워 삐뚤빼뚤한 나는 조금 어색했다. I, who live in an old, winding village, went to visit the clean, neat, new city to meet you. Everything was as beautiful as measured by a ruler, so I didn't seem to fit in with this city.
photo/pm5:55 · 2022. 10. 17. 23:32
이십일 전에 도배한 면과 오늘 도배한 면 사이에 선이 생겼다. 같은 벽지도 생산일과 시공일에 따라 미묘하게 다를 수 있다고 하셨다. 풀에 젖은 벽지가 완전히 말라봐야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는 법. 벽지가 다 마르고 선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며 생각한다. 어디까지 이야기하는 것이 정당한 요구이고, 어디까지 이야기하는 것이 무리한 요청일까. 이 선까지만 도배하면 되는 걸까, 저 선까지도 도배해야 하는 걸까. 공사는 보이지 않는 선을 가늠하고, 보이는 선을 지우는 일 같다. 공사를 시작할 땐 PM5:55가 환했는데, 어느새 어두워지고 있다. 캄캄해지기 전에 끝나면 좋겠다. Wallpaper
photo/pm5:55 · 2022. 10. 17. 23:29
두 번의 장례식에 들렀다. 큰 고모부가 돌아가셨고, 지인의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한 번도 가까운 일이라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죽음이 생각보다 곁에 있다는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Two funera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