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21. 1. 3. 23:58
응원은 어디에나 있다
네 번의 이사 동안 가장 큰 짐은 역시 책이었다. 이삿짐 업체 대표님은 매번 책이 얼마나 더 늘었는지 물어보셨고, 늘어난 책의 개수만큼 나의 목소리는 작아졌다. 지난여름 이사를 끝내고 도저히 책을 쌓아둘 데가 없어 팔기로 결심했다. 몇 권을 골랐지만 다 읽고 팔아야겠다는 생각에 집을 나서지도 못했다. 다시 보니 빼놓은 그 몇 권은 아직도 몇 장 뒤적이다 덮어둔 상태다. 다시 팔 책을 고르다가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했다. 왜 책을 읽지 않을까? 책을 읽지 않으면서 왜 책에 욕심을 낼까? 쌓아둔 책들이 쓰러지면 어떡하지? 여섯 권을 다시 골랐다. 그중 완독을 한 책은 두 권 밖에 없었다. 슬펐다. 마저 읽고 팔고 싶었지만, 그럴 자신이 없었다. 자포자기 상태로 고른 여섯 권을 들고 책방으로 갔다. 책을 팔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