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23. 3. 6. 01:17
싸바이짜이 태국 여행 1: 친구의 친구 집에 놀러 간 이야기
“여행의 즐거움이 불안감과 우유부단함의 증거가 될 수 있음을 잘 안다.“ - 몽테뉴 여행의 본질이 모호하고 불안정한 것이라면, 이번 타이행이야말로 ‘진정한’ 여행일 것이다. 세부적인 목적지도, 동행자의 면면도, 지낼 일정도 모르는 채 비행기에 올랐으니까. 상공 만천육백미터를 날아올랐다. 옆 자리에서는 트로트 영상을 봤다. 그분은 이어폰을 낄 줄 몰랐다. 책을 읽는 동안 활자 사이로, 쿵작이는 소음이 끼어들었다. 음악을 다 들은 그분이 내게 독서등을 꺼달라고 했다. 제 자리 전등이라 답하니, 알고 있는데 그래도 끄라고 했다. 불을 껐다. 그나마 남아있던 활자가 사라졌다. 승무원께 사정을 구하니 독서등을 켤 수 있는 빈자리를 안내해 주셨다. 좌석 4개가 비어있었다. 그중 맨 끝에 앉아 책을 펼쳤다. 몇 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