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23. 6. 6. 23:53
여행자의 마음
산책에 나섰다. 사실 열흘 밖에 안 지났는데 무척 오랜만에 동네를 걷는 것 같다. 실제로 못 보던 가게가 생겼고, 꽃대도 없던 나리꽃이 피었다. 현충일을 맞아 광화문 광장은 여전히 집회가 한창이고, 경복궁은 한복을 입은 각국의 여행자가 넘실댄다.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는 음료 쿠폰을 들고 삼청동 카페까지 걸었다. 말차 프라푸치노를 시켜놓고 놀러 나온 사람들 틈에서 지난 여행을 복기한다. 나는 그대로인 거 같은데 나를 둘러싼 지붕의 모양도, 나뭇잎의 채도도, 언어의 성조도, 음료의 맛도 모두 어제와 달라져있다. 지금 동네를 여행 중이다. I'm traveling in my neighborhood 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