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21. 4. 6. 23:57
DMC
같은 장소가 완전히 변화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할까? 강산도 변한다는 십 년만에 DMC에 왔다. 매일같이 드나들던 KOFA가 같은 자리에 그대로 있다는 걸 알아채는데 한참 걸렸다. 분명 당시 주변엔 아무것도,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리 걸어도 넓은 폐허에 높은 펜스만 둘러있고, 가게 하나, 사람 한 명 찾아볼 수 없어 황량하기 그지 없었다. 밥 한 끼, 술 한 잔 하려면 홍대입구까지 달려갔던 그때, 이미 미래의 디스토피아에 와 있는 건 아닐까? 이런 농담을 던지곤 했다. 현재가 되어버린 미래의 DMC는 활기가 흘러 넘쳤다. 번쩍이는 미디어 전광판과 높다란 방송국들, 바삐 움직이는 직장인들 사이에 작디 작았던 나의 시간들은 모두 흩어지고 말았다. 그때의 DMC는 어디로 간 걸까? 그때 영화를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