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리 11일 차

비가 온다.
오늘도 수리하러 못 오신다고 한다. 그제는 어제, 어제는 오늘, 오늘은 내일로 미뤄진다.
청소를 하며 요청사항을 정리한다. 피곤한 일이다. 요청을 해서 좋아질 일과 요청을 해서 나빠질 일을 나눠본다.
일을 맡긴 사람과 일을 하는 사람 사이의 거리는 얼마만큼 일까?

비가 온다.
저녁에 북촌을 걷는다. 가회동 한씨 가옥, 휘겸재에 간다. 아기자기 예쁜 서촌 한옥과 달리 넓고 잘생긴 한옥이다. 오래된 한옥이지만 잘 꾸며진 모습이 오늘따라 더 부럽다. (친일파의 한옥이라는 점은 화가 난다.)
향수 만드는 수업을 듣는다. 스파+워터 자스민+시트러스 그린티. 비 오는 한옥에서 조향하고 있으니 기분 전환이 된다. 향을 가지고 집으로 왔다.

비가 온다.
아직 집은 엉망진창이지만, 꽃을 꽂았다. 이만큼이라도 예쁘다.

Day 11 of house repair

하코카빔

여행, 사진, 책, 별

    이미지 맵

    photo/pm5:55 다른 글

    이전 글

    다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