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줄 알았다. 오늘은 청소를 끝내고 뿌듯해할 줄 알았다. 정말 그럴 줄 알았다.
장판을 깔고 보일러실 페인트칠을 더하고 커튼봉도 달았다. 하지만 보수할 곳을 남겨두고, 다른 일정이 있다며 가셨다. 순진하게 저녁에 다시 오시겠다는 말씀을 믿었다.
이틀 내지 삼일이면 끝나는 공사라고 들었는데, 어쩜 이렇게 길어지는 걸까. 아직도 텐트 신세라니! 끝날 때까지 정말 끝난 게 아니다.
오후에 청소 용품을 사러 나갔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깔 예쁜 러그를 발견하고 판매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집 공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이웃이 정말 많다고 하셨다. 오래된 집이 많은 서촌의 특징을 하나 더 알았다. 우리집만 이런 게 아니라 생각하니 (이름 모를 이웃들께 죄송하지만) 위로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드디어 세탁기를 설치했고 옷장 문도 열 수 있게 되었다. (한쪽뿐이지만) 커튼도 칠 수 있다. 손빨래를 하지 않고 새 옷을 편히 갈아입을 수 있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Day 9 of house rep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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