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22. 7. 19. 23:59
2022 서울퀴어문화축제 후일담
올해 축제는, 긴 줄을 서지 않으면 부스를 볼 수 없을 만큼 사람이 많았고, 퍼레이드가 아니었다면 절대 밖에 나가지 않을 만큼 비가 많이 왔다. 쏟아지는 비를 (우산을 써도, 우비를 입어도, 혹은 무방비로) 맞으며 통째로 비워진 대로를 수많은 이들이 걸었다. 빗속에 다 함께 부르던 노래와 춤, 구호 같은 건 잦아들었지만, 사람들은 개별로 더 자유롭게 걷고 춤추고 달렸다. 더불어 매년 퍼레이드를 따라다니며 충돌을 만들어내던 안티들이 흩어졌고, (어쩌면 주인공보다 매해 점점 더 흥을 내 고막과 눈길을 사로잡던) 안티 집단들도 잠잠해졌다. 덕분에 비는 시끄럽게 내렸지만, 그 어느 해보다 많이 생각하며 고요하게 걸었다. 광장을 벗어날 때 쏟아지기 시작한 비는 종로와 명동을 돌아 다시 시청 광장으로 돌아왔을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