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19. 8. 17. 23:49
서계만담
서계동 언덕 꼭대기에 올라 서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가깝게 서울역과 남산이 보였고, 저 멀리 인왕산이 솟아있었다. 높은 건물들 사이로 낮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풍경이 좋죠?”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매가 없는 하얀색 내의에 베이지색 반바지를 입은 아저씨가 말을 걸었다. “네, 좋네요. 근데 저희도 여기 살아요. 후암동.”“거긴 아니지.”“네, 정확히는 갈월동이요.”“갈월동도 아니지. 여긴 서계동이야.”“그렇긴 하죠. 그래도 길 건너편이니까 이웃이죠.” 아저씨는 내 옆으로 와 함께 언덕을 내려다보셨다. “난 여기 65년 살았어요.” 그 정도 세월이면 동네의 경계를 명확히 할 만했다.전세살이 뜨내기로 2년마다 동네는 옮기는 나는 절대 알 수 없는 서계동 주민으로서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여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