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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편지

photo/pm5:55 · 2022. 2. 8. 23:52

다섯 번째 편지

편지를 받았다. 흰 봉투에 단정하게 우표만 붙어 있는 다섯 번째 편지다. 1월 21일처럼 보이는 27일 자 우체국 소인이 찍힌 편지가 오늘 도착했으니 보낸 날로부터 2주가 지났다.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보내면 1초도 지나지 않아 전달되는 시대에 이토록 느린 소통이라니! 가위로 봉투 끄트머리를 살며시 자르자 2주 전 시간이 고스란히 몸체를 드러냈다. 무지 연습장 위에 연필로 눌러 담은 이야기는 분명 과거이나 수취인에게 현재이다. 발신인은 이제 무슨 이야기를 썼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게 2주 전의 시간은 그곳에서 이곳으로 이동했다. 여섯 통의 편지를 받을 동안 아직 한 통의 답장도 쓰지 못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혹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서. 이제 이야기를 돌려줘야 할 ..

열한 번째 요가

photo/pm5:55 · 2022. 2. 7. 23:41

열한 번째 요가

“조금씩 조금씩 수련하다 보면 몸의 아픈 곳을 알아챌 수 있고 다시 되돌릴 수 있습니다.” "If you train little by little you can notice the pain in your body and turn it back."

부모님과 자문밖

photo/pm5:55 · 2022. 2. 6. 23:58

부모님과 자문밖

부모님이 서촌에 깜짝 방문하셨다. 세수도 못한 채 주섬주섬 옷만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오르려던 인왕산 대신 백사실 계곡을 다녀왔다. 미뤄두었던 자하손만두와 산모퉁이 카페를 들렀다. 좋아하셨다. My parents made a surprise visit to my neighborhood.

입춘이라더니

photo/pm5:55 · 2022. 2. 5. 23:00

입춘이라더니

입춘이라더니 한파가 몰려왔다. 유리창이 뿌옇다. 모든 계획이 얼어붙는다. 뜨거운 카페라테와 달콤한 레인스코프 크리스프코티를 먹고 이불을 뒤집어쓴 채 뒹굴거리는 수밖에. It's the beginning of spring, but a cold wave came.

열 번째 요가

photo/pm5:55 · 2022. 2. 4. 23:00

열 번째 요가

“너무 힘든 것은 내려놓고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편안하게 합니다.” "Put down what's too hard and relax from head to toe."

내일은 입춘

photo/pm5:55 · 2022. 2. 3. 23:49

내일은 입춘

여인초에 새 잎이 돋아나고 있다. 떡갈고무나무에 새 잎이 돋아나고 있다. 접란에 새 잎이 돋아나고 있다. 레몬과 귤나무도 새 잎을 내고, 바질은 꽃을 피운다. 내일은 드디어 입춘이다. Tomorrow is finally the beginning of spring.

#FAMILY LIFE

photo/pm5:55 · 2022. 2. 2. 23:47

#FAMILY LIFE

엄마의 약밥과 반찬을 잔뜩 담아 귀성! CRAFTED FOR MY #FAMILY LIFE

42번 국도

photo/pm5:55 · 2022. 2. 1. 23:39

42번 국도

밤새 눈이 무척 많이 왔다. 하얗게 변한 인왕산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섰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내내 소복하게 쌓인 눈을 보았다. 높은 건물과 논밭과 공터, 아파트 화단, 서로 다른 풍경 위로 똑같은 눈이 쌓였다. 서울도, 원주도, 성남도 눈이 가득했다. 명절 덕분에 눈 구경을 제대로 했다. I looked at the snow a lot because of the Lunar New Year.

다시, 새해

photo/pm5:55 · 2022. 1. 31. 23:59

다시, 새해

얼마나 나약한 사람인가. 그걸 몰랐다. 단단한 아름드리나무는 아닐지라도 잔뿌리를 가진 풀이나 온실 속의 화초 정도는 될 거 같았다. 하지만 나는 뿌리내리지 못한 풀, 수십 년째 떠다니는 지푸라기. 가느다란 바람에 몹시 흔들린다. 옥천암에는 기도하는 할머니들이 많았다. 크고 단단한 마애보살좌상 앞에 엎드려 발원문을 읊조린다. 간절함에 비하면 차가운 바닥이나 추위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다. 새해가 두 번이라는 건 두 번의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의 간절함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의 나약함이 있다는 것이다. The fact that there are two new years means that there are two opportunities. There are two desperations. There..

까치 설날

photo/pm5:55 · 2022. 1. 30. 23:28

까치 설날

까치까치 설날은 내일이래요! Happy Lunar New year!

KOTE: 내면의 서재

photo/pm5:55 · 2022. 1. 29. 23:00

KOTE: 내면의 서재

무작위기억 No.2 : 춥고 고요한 내면의 서재에서 무작위기억을 고른다. 보라카이의 덥고 소란한 밤이 떠오른다. 한 모금의 연한 커피에 일몰의 냄새가 피어난다. Random memory No.2. : We choose random memories from the cold and quiet inner study. Here comes the hot and tumultuous night of Boracay. A sip of soft coffee smells like sunset.

효도치킨

photo/pm5:55 · 2022. 1. 28. 23:56

효도치킨

엄마의 반찬이 생각나는 꽈리멸치킨과 연근튀김. 그래서 효도치킨인가? The taste of fried chicken that reminds me of my mom's f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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