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책, 별
photo/pm5:55 · 2023. 8. 30. 23:55
반면 프롤레타리아혁명사는 주인공이 패배하고 뒷걸음질 치는 역사입니다. 불완전함과 허약함을 드러내는 역사이지요. 한참 나가다 멈추고, 완성이 된 줄 알았는데 어느새 처음으로 되돌아가 있는 역사입니다. 그런데 마르크스는 이것이 프롤레타리아혁명의 위대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패배함으로써 배우고 주춤 주춤 물러서면서 도약을 위한 도움닫기의 거리를 확보해간다는 거죠. 스펙터클은 없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고쳐 걷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단련된 걸음걸음이 매번 더 단단해집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어떤 반전도 있을 수 없는 상황", 다시는 돌아가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고병권의 북클럽 자본 6 ‘공포의 집’ 중에서 Das Buch Das Kapital
photo/pm5:55 · 2023. 8. 29. 20:37
내내 비가 와서 축축 쳐지더니 저녁에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떴다. It rained the whole time, dampened, and in the evening the rain stopped and the rainbow appeared.
photo/pm5:55 · 2023. 8. 28. 23:52
초점을 잃은 고양이 An out-of-focus photo
photo/pm5:55 · 2023. 8. 27. 23:59
항상 걷던 동네 골목길도 사진기를 들고 나오니 새롭게 보인다. 버려진 캔, 오래된 우편함, 서툰 손글씨, 떨어진 꽃, 호기심 많은 고양이. 나의 렌즈가 좋아하는 것들이다. Photography practice
photo/pm5:55 · 2023. 8. 26. 23:00
김광석 노래의 탄생 "사람들이 너무 쉽게 포기하고 잘못된 사실에도 대충 익숙해져버리려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한 번쯤 '아,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면 제 노래 인생은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고 봅니다." -학전블루 소극장: 1000회 기념 공연 -샘터 파랑색극장 -서울창신초등학교 -창신동 안양암: 유골 봉안했던 암자 -창신동 김광석집 Kim Kwang Seok Singer-Songwriter
photo/pm5:55 · 2023. 8. 26. 15:08
엄마와 함께 병원 대기실에 앉아 있는데, 앞에 놓인 텔레비전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끊임없이. 나는 괜찮을지 몰라도 다음 세대는 어쩌냐며 아픈 엄마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사람은 애가 없어서 저러니? 그 사람이 왜 그러는지 몰라도,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이 날이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마! STOP dumping radioactive wastewater!
photo/pm5:55 · 2023. 8. 24. 23:00
도예 교실이 긴 방학에 들어갔다. 도구와 함께 완성되지 않은 기물을 집으로 가져왔다. 처음 흙을 자를 때부터 탐탁지 않았던 이번 기물은 다지고 펴고 석고에 씌우고 깎는 동안 작업이 더디더니 마지막날까지 미완성으로 남았다. 도예실을 정리하며 기물을 버리거나 가마에 맡기는 사람들 틈에서 결국 낑낑거리며 기물을 짊어지고 집까지 가져왔다. 고민의 무게는 무겁기만 한데, 계속할지 말지 아직도 고민이다. 기물뿐 아니라 요즘 많은 일이 그렇다. 그 사이 흙은 마르고 마음은 식을 텐데. The pottery class went into a long vacation. Along with the tools, I brought home unfinished objects.
photo/pm5:55 · 2023. 8. 23. 23:58
옛날 사람들은 일식을 보기 위해 스스로 어두운 방에 들어가 바늘구멍을 뚫고 벽에 비친 상을 보았다. 맨 눈으로 볼 수 없는 세상을 만날 수 있었다. 카메라 옵스큐라에서 재현되는 세상. 나의 어두운 방에서는 무엇을 볼 수 있을까? 혹 무엇을 보고 싶은가? 사진을 조금 배워보기로 했다. Camera Obscura
photo/pm5:55 · 2023. 8. 22. 23:44
단팥빵을 잘하는 전통 빵집으로 엄마를 모셨는데, 실은 말랑하고 귀여운 도넛집이 더 좋다고 하셨다. My mother's taste
photo/pm5:55 · 2023. 8. 21. 23:00
딱 두 달 전 싹 틔운 케나프를 새 화분에 심어주었다. 워낙 쑥쑥 자라는 덕분에 벌써 세 번째 분갈이. 강원도 양구에서 온 씨앗이 서촌에서 싹을 틔웠고, 이제 곧 영등포로 갈 터이다. 밤이 되면 자는 것 마냥 잎을 축 떨어뜨렸다가 낮이 되면 반짝 생생하게 일어나는 귀여운 케나프가 친구의 새 집에도 환한 미소를 전해주면 좋겠다. 케나프(Kenaf), 양삼 혹은 양마 2023.06.20 파종 Repotting Kenaf
photo/pm5:55 · 2023. 8. 20. 23:00
북클럽자본 읽기 모임이 시리즈 절반에 다 달았다. 12권 중 일단 6권을 읽자고 시작했던 우리는 무사히 절반의 끝에 다다른 것을 축하했다. 기념으로 시래기국을 나눠 먹으며 자연스럽게 남은 시리즈도 마저 읽기로 했다. 자본의 세계를 이해하고, 자본을 읽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우리는 자본훼방 독서모임 중이다. Dinner after a book club
photo/pm5:55 · 2023. 8. 19. 22:07
50년 전 국가에 맞서 노동 운동을 하다 형무소에 다녀온 여자들과 함께 70년 전 4.3 사건으로 국가에 의해 죄 없이 형무소에 다녀온 여자들을 담은 영화를 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근처에서 김치찌개를 먹으며 오래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싸우고, 기록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어 희망을 잃지 않는다는 말씀이 마음에 남았다. 영화 아트하우스 모모 At Sinch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