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22. 12. 14. 23:51
2022 큐슈 산보 2. 후쿠오카 + 다자이후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온 것 같다. 영상을 되감기 하듯 눈이 그치고 세찬 바람이 사라지고 떨어진 낙엽이 도로 올라가 가지에 붙는다. 맑고 푸른 하늘과 노란 은행나무,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출근하는 사람들. 마치 한두 달 전으로 돌아온 것 같다. 서울의 거리 풍경과 닮아 더 그렇게 느껴진다. 사실 세계의 도시들은 거의 비슷한 모양새다. 그래서 고대 일본의 서쪽 수도 다자이후에 갔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리니 몹시 춥다. 이번엔 빨리 감기다. 낙엽이 떨어지고 세찬 바람이 불고 눈비가 내린다. 신사를, 사찰을, 유적지를, 박물관을, 뒷골목을 천천히 오래 걷고 싶은데 발걸음이 빨라진다. 텐만구 뒤편 언덕의 신사까지 가려다 결국 눈앞에서 포기했다. 멈춰선 자리에 예기치 않은 식당이 하나 보였다. 다시 시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