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19. 6. 11. 23:38
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드디어 내일이면 타이베이다.둘의 미지근한 성격상 타이베이에 도착한 후에도 펄쩍 뛰며 기뻐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또 환희 속에 눈물을 글썽거릴 일도 없을 것이다. 성취감이야 있겠지만, 허무함이 클지도 모른다.개인적으로는 회피해오던 걱정을 마주할 날이 다가왔다.‘일상으로 돌아간 첫날에 잠에서 깨자마자 공허함이 나를 짓누르지 않을까’하는 걱정이다.지금까지 길에서 보낸 시간은 무척이나 고달팠다.포기할만한 사유가 생겨 이제 제발 끝났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무척이나 특별하고 행복한 순간들이 끝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모든 기억이 추억으로 자리 잡는 동안 나는 깊은 우울에서 헤어나오지 못할 것이다. - 박건우 지음 ‘느리게 천천히 가-도 괜찮아’ 중에서 by Park Kun W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