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20. 8. 31. 23:44
화분
베란다도, 마당도 없는 집에 살지만,도시농부의 꿈을 품고 텃밭상자를 샀다. 흙과 씨앗, 모종, 그리고 급수가 되는 커다란 화분은 생각보다 무거워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택시를 탔다.교통비로 상추를 샀으면 일 년은 먹겠다며 투덜거렸다.그 해 봄에 상추 모종을 심고, 여름에 당근 씨앗을 뿌렸다.비료와 약을 안 준 탓에 비록 먹을 만하게 자라진 않았지만 재미있었다.특히, 이웃집 어린이가 매일 관찰한다고 이야기해줘서 뿌듯했다. 서촌으로 이사오며 고민 끝에 텃밭상자를 가져가기로 했다. 여전히 베란다도, 마당도 없는 집이지만.다행히 동네엔 화분으로 작은 텃밭을 일구시는 선배 이웃들이 많아서 용기를 얻었다. 내 텃밭상자도 그분들 텃밭 옆에 살그머니 두었다. 그리고 긴 장마와 태풍이 지나간 오늘, 드디어 상추 모종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