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pm5:55 · 2021. 1. 22. 23:50
안개 끝에서
평화는 추상적이지만 명징한 개념이다. 이야기할 때 입매가 향하는 미세한 각도나 눈주름의 미묘한 깊이, 사소한 문장의 어미 속에 지금 얼마나 평화로운지 명확하게 보인다. 인왕산이 사라질 만큼 두터운 안개가 쌓였다. 뿌연 숲 속을 지나며 이 안개가 걷히고 나면 나는 책을 몇 권 읽거나, 글을 몇 자 쓰거나, 운동을 몇 시간 한다는 계획 대신 그냥 더 평화로워지기로 다짐했다. After this fog lifted, I decided to be more peace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