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책, 별
photo/pm5:55 · 2025. 12. 31. 23:59
탄핵을 했고, 함께 책을 한 권 냈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만났고, 아홉 편의 글을 썼고, 도자기를 몇 개 빚었고, 뛰기 시작했고, 세 나라와 더 많은 도시를 여행했다.벼농사에 실패했고, 책과 영화는 많이 못 봤고, 몸과 마음이 아픈 날도 많았지만, 이만하면 잘 보냈다.올해 마지막 영화보러 가는 길!Good bye, 2025
photo/pm5:55 · 2025. 12. 28. 23:59
어쩌면 작고 초라한 마음을 나누었다. 덕분에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마음이 풍성해졌다.Magnolia tree
photo/pm5:55 · 2025. 12. 27. 22:13
목이 아파 새벽에 깼다. 쉬는 날.
photo/pm5:55 · 2025. 12. 26. 23:52
동틀 무렵 서울에 돌아왔다. 다시 앙상한 가지와 차가운 바람과 익숙한 겨울 골목을 마주했다.(그리고 목감기에 걸렸다.)
photo/pm5:55 · 2025. 12. 25. 01:55
메리 크리스마스!Nha Trang Travel 7. Nha Trang
photo/pm5:55 · 2025. 12. 24. 01:54
달랏을 떠난다. 어디를 둘러봐도 꽃과 호텔, 카페가 즐비한 휴양도시. 적당한 날씨와 적당한 접객, 적당한 볼거리와 적당히 느슨한 분위기가 정말 적당한 곳이다. 그런데 적당히 잘 놀다 가면서, 아무래도 여행은 불편하더라도 적당하지 못한 게 더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슬리핑 버스를 탔다. 한가로이 누워 끝없이 반복되는 초록을 바라보다 그동안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엇을 하기 위해 떠나는 게 아닌데, 여행마저 ‘해야 할 일’ 중 하나로 여기고 있었나 보다. 불현듯 한 번씩 마감할 일들이 떠오르지만 부러 느슨한 마음을 가져본다. 나의 여행은 일상을 멈추는 일이고, 그 여행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냐짱으로 왔다. 적당함이 없다. 어디를 둘러봐도 간판에 한국어가 있고, 몇..
photo/pm5:55 · 2025. 12. 22. 22:38
Nha Trang Travel 5. Da Lat
photo/pm5:55 · 2025. 12. 22. 01:58
열대의 나라에서 추위라니! 지난 새벽, 으슬으슬한 기운에 잠을 깼다. 고산지대인 달랏은 연평균 18도 기온으로 영원한 봄의 도시라 불린다. 꽃이 활짝 핀 봄일 뿐인데도 사람들은 마치 눈이 올 것처럼 털모자와 목도리, 귀마개로 둘둘 싸매고 있고, 호텔 벽난로는 뜨겁게 활활 타오른다. 여전히 봄인 채로 12월 보내는 도시는 초록 내음 아래 성탄 장식을 반짝인다.이곳에서 베트남인과 여타 다른 나라 사람을 구별하는 가장 큰 표식은 두꺼운 패딩이다. 여느 외국인들처럼 긴팔 후드티 하나만 걸친 나는 베트남인들의 패션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패딩과 퍼를 입고, 딸기가 올라간 성탄 케이크를 사며 들뜬 표정을 보았다. 그들은 이 추위를 즐기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베트남인들이 달랏을 최고의 여행지로 꼽는 이유이다. 그..
photo/pm5:55 · 2025. 12. 21. 01:31
photo/pm5:55 · 2025. 12. 19. 01:00
무렵 베트남 냐짱 근처 깜라인 공항에 도착했다. 새로운 아침을 새로운 도시에서 시작하는 일은 언제나 설렌다. 아침 6시가 조금 지난 시간, 깜라인 사람들은 길가에서, 또 카페에서 커피를 마신다. 우리도 막다른 골목에서 만난 ‘카페 갤럭시’에 들어갔다. 오랜만에 영어 없는 메뉴판 앞에 까막눈이 되었다. 읽을 줄 아는 게 커피 밖에 없다. 카페 덴과 카페 쓰어를 시켰다. 핀에 내린 쓰디쓴 커피 한 모금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곧 슬리핑 버스를 타야 하는데 잠자긴 다 글렀다.무이네로 가는 슬리핑 버스는 비좁고 지저분했다. 그래도 무이네에 간다는 생각에 기분이 꽤 좋았다. 십여 년 전 베트남에 사막이 있다는 이야기를 읽고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실은 작은 사구이고, 이제는 투어상품으로 개발된 유명 관광지가 ..
photo/pm5:55 · 2025. 12. 17. 23:00
곧 출국이다. 밤 열두 시가 지나면 떠난다. 비행기 표를 끊어두고서도 여행을 떠날지 말지 그제까지 망설였다. 어쨌거나 곧 떠난다.배낭을 짊어지고 떠나는 여행은 어쩌면 제자리로 돌아가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자리가 망가졌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이번 여행은 시작에서 끝을 가늠해 본다.Nha Trang Travel D-1
photo/pm5:55 · 2025. 12. 16. 23:33
검은 새벽이다. 세시에 가까운 시간이다. 아빠는 창밖에서 들어온 검은 새를 한 마리 잡아 내게 내밀었다. 기겁했다. 아빠는, 네가 보호하려던 생명인데 왜 피하냐는 듯한 조롱을 흘렸다. 그리고 내 오른팔 위에 새를 올렸다. 그것은 새가 아니었다. 거대한 벌레였다. 소리조차 지를 수 없이 놀랐다. 그때 검은 벌레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내 팔을 할퀴었다.겨우 옅은 비명을 내며 잠에서 깼다. 여행 짐을 싸야하는데 악몽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