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진, 책, 별
photo/pm5:55 · 2022. 11. 1. 23:48
분분히 벚꽃이 질 때마다 세월호 참사로 져버린 희생자들을 생각했다. 우수수 낙엽이 질 때마다 이태원 참사로 져버린 희생자들이 생각날 것 같다. 어쩌면 이렇게 바뀌는 게 없을까? Whenever cherry blossoms fall, I thought of the victims of the Ferry Sewol disaster. Whenever the leaves fall, I will think of the victims of the Itaewon disaster. How can there be no change like this?
photo/pm5:55 · 2022. 10. 31. 23:00
우울을 이기는 이완의 요가를 나누었다. We shared the yoga of relaxation to overcome depression.
photo/pm5:55 · 2022. 10. 30. 23:00
아침에 일어나니 햇살이 너무 고와서 새벽에 본 뉴스가 거짓말 같이 느껴졌다. 진상이 밝혀진 현장은 더 참담했다. 차마 나갈 수 없어 약속을 취소했다.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서로의 안부를 묻고 슬픔을 나눴다. 믿기지 않는 죽음 앞에서, 어리고 여려서 더 안타까운 생명 앞에서, 책임을 회피하는 정치 앞에서, 반복되는 인재 앞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단 무력감 앞에서 슬프고, 또 슬프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Pray for Itaewon. May They rest in peace.
photo/pm5:55 · 2022. 10. 29. 23:24
극락 안에 있어도 깨닫지 못하는 자가 있다. 가피는 느끼는 자의 몫이라는 주지스님의 말씀. 사찰음식 명장의 손길이 닿은 공양과 함께, 잘 먹고, 잘 쉬고, 잘 놓으며 부처님의 가피를 누렸다. 그리고 2022 종로 문화재 야행-청와대 야행 Jinkwansa Temple Stay
photo/pm5:55 · 2022. 10. 28. 23:46
두 손을 하늘 위로 올리고 손가락을 모았다 튕긴다. 반짝. 그리고 양옆으로 움직이며 다시 반짝, 또 한 번 이동하며 반짝. 세 번을 튕기면 '별'이란 손동작. 서촌 하늘에 하와이의 별이 반짝, 반짝, 반짝 노랗게 무르익었다. 레이를 목에 걸고 손가락으로 오아후의 파도를 타니 하와이에서 만났던 하늘이 반짝하고 떠오른다. 이웃과 연대하고 자연과 함께하는 모습이 서촌과 하와이가 닮지 않았을까? 서촌에서 훌라하기 서촌에서 알로하하기 서촌에서 초록하기
photo/pm5:55 · 2022. 10. 27. 23:57
“양자택일을 강요했다. 합의냐 반대냐. 그러나 이미 확정된 계획이니 동의하라는 겁박이 합의일 수는 없다. 보상이냐 거부냐. 온몸으로 땅을 일구며 서러운 가난을 살아온 사람들을 모욕했다. 새로 세워진 송전탑이 자고 나면 하나씩 보이기 시작했다. 울력으로 살던 동네가 부서진다. 한동네 사는 이웃들을 서로 보듬고 싶지만 오만 가지 서운함이 쌓인다. 죽는 게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과 이러다 죽으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엇갈려 지나간다. 여자라 서럽지만 여자라 싸우고, 남자라 굳세지만 남자라서 흔들린다. 저마다의 자리에서 싸움을 살아내는 주민들은 격랑에 휩싸인 듯 혼란스럽다. 누군가 죽음을 떠올린다는 것은, 자신 안에 이미 죽어버린 무언가를 떠올리는 것일 게다. 송전탑이 빼앗아간 삶에 대한 믿음, 억울하..
photo/pm5:55 · 2022. 10. 26. 23:59
알록달록 단풍 든 가을에 만난 무척 반가운 손님, 그리고 알록달록 무한 멀티버스의 무척 반가운 영화! - 수성동계곡, SCOFF, 사직동 그 가게, FOLKI, 경복궁, 청와대, 북촌 한옥마을, 오설록 - 에무시네마 영화 One fine autumn day
photo/pm5:55 · 2022. 10. 24. 23:10
“예로부터 아이가 태어난 집에는 금줄을 달아 온 마을이 한 마음으로 아이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넉넉히 아름다운 아기의 탄생을 온 마을도, 온 가을도 함께 축하하며. The birth of a beautiful baby Celebrating the whole town and autumn together.
photo/pm5:55 · 2022. 10. 24. 01:20
공사가 끝났다. 하루의 더함도 뺌도 없이 정말 딱 한 달 걸렸다. 한결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The renovation of the house is finished. It really took just a month. May the winter be warmer.
photo/pm5:55 · 2022. 10. 24. 01:18
그래도 일상을 살기 위해 부지런히 밖으로 나왔다. Even so I went outside diligently to live my daily life.
photo/pm5:55 · 2022. 10. 19. 23:11
도통 정신을 못 차리겠다. 초록 나뭇잎이 빨갛게 변하며 떨어지는 속도보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속도가 느리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것처럼 느껴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빙글빙글 돈다. 기구를 타고 있는 동안 주변은 뒤죽박죽이다. 침대 아래 있던 것들이 가장 높은 천장에 가 있고 탁자 위 잘 보이는 곳에 있던 것들이 깊숙한 서랍 속에 들어가 있다. 주말에 다녀간 준공현장조사관이 전화를 해 시일 내 공사가 잘 마무리됐는지 물어본다.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끝난 걸까 아닌 걸까. 큰 공사는 마무리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끝난 것 같은 공사는 아직 안 끝났다. 업체에 전화를 하니 토요일쯤이나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하셨다. 의문문이다. 오래전 잡아둔 설악산 단풍놀이를 취소했다. 집도, 일정도, 마음도 뒤죽박죽이다..
photo/pm5:55 · 2022. 10. 17. 23:32
이십일 전에 도배한 면과 오늘 도배한 면 사이에 선이 생겼다. 같은 벽지도 생산일과 시공일에 따라 미묘하게 다를 수 있다고 하셨다. 풀에 젖은 벽지가 완전히 말라봐야 얼마나 같고, 얼마나 다른지 알 수 있는 법. 벽지가 다 마르고 선이 사라지기를 기다리며 생각한다. 어디까지 이야기하는 것이 정당한 요구이고, 어디까지 이야기하는 것이 무리한 요청일까. 이 선까지만 도배하면 되는 걸까, 저 선까지도 도배해야 하는 걸까. 공사는 보이지 않는 선을 가늠하고, 보이는 선을 지우는 일 같다. 공사를 시작할 땐 PM5:55가 환했는데, 어느새 어두워지고 있다. 캄캄해지기 전에 끝나면 좋겠다. Wallpa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