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 멀리 간 것도, 그렇게 길게 간 것도 아닌데, 여행을 다녀오니 계절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동안 서울에 비가 많이 왔다고 한다. 습하고 덥다. 먼지 낀 에어컨을 켜고, 바짝 마른 화분에 물을 준다. 사계국화와 레몬 잎이 모두 시들어 버렸고, 아보카도와 페퍼민트 잎은 축 쳐졌다. 이 와중에 화분 흙 위에 올려 둔 파프리카 씨앗이 모두 발아해 싹을 틔웠다. 할 일이 많지만, 풀다가 만 여행가방을 밀어두고 당분간 충분히 쉬어야겠다.
2022 OginOnsil Summer Blues : A later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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