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눈 · 2018. 8. 7. 14:29
노을
소월로 인근에 매물로 나온 집이 한 채 있었다.3층 정도 되는 조그만 단독주택이었는데, 해방촌 언덕 빼곡한 집들 사이에 들어 앉아 있어서, 골목과 계단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다.마침 그날 우리의 산책길과 가까이 있어서 잠깐 들여다 보기로 했다. 모 연예인이 운영하는 유명 레스토랑과 가깝지만, 떠들썩한 기운이 미치지는 못한다. 다행스러운 일이다.용기를 내어 그 집의 대문을 밀어보았다. 노인이 잔기침 하듯 열린다.낡고 하얀 집. 벽도 낡았고, 계단도 낡았고, 난간도 녹이 슬었다. 가톨릭 관련 시설에서 운영하는 노숙인 쉼터로 쓰였다는 그 곳은 동굴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소인족을 위한 건축인가 싶게 모든 공간의 폭과 높이가 좁다. 이 집에 관계된 누군가 금새 들어와서 쫓아낼 것 같은 긴장감 속에서 탐험은 오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