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에너지의 날이다.
밤 9시가 되었다. 창을 내다보았다.
흐린 날씨 탓에 보일 듯 말듯한 남산서울타워도, 화려한 불빛을 자랑하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도, 종로타워도 모두 불을 껐다.
소등행사에 맞춰 옥인온실도 불을 껐다.
2.
10년 전 에너지의 날 행사에 초대되어 간 적이 있다.
서울광장에서 다 같이 카운트다운을 세며 불을 껐고, 언플러그드 통기타를 치며 노래했으며, 천체망원경으로 별을 봤다.
에너지나 환경, 기후 변화 같은 단어들이 조금은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3
오늘은 갑작스러운 호우 탓에 불을 꺼도 별이 보이지 않았다.
사실 맑은 날이었어도 별은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4.
오후에 비가 그친 줄 알고 저녁거리를 사러 나갔다가 흠뻑 젖어서 들어왔다. 물론 우산을 쓰고 있었다.
역대 최장의 장마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종일 무섭게 비가 내렸다.
이제 에너지나 환경, 기후 변화 같은 단어들이 확실히 와 닿는다.
Today is the energy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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