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바이짜이 태국 여행 11. 방콕: 친구의 친구 집에 놀러 간 이야기

어쩌다 보니 서울에 돌아왔다. 출발할 때보다 훨씬 무거운 가방을 끌고 혼자 돌아왔다.

여행의 시간은 일상보다 상대적으로 긴 것 같지만 결국 끝난다. 서울 ‘집’을 떠나 방콕 ‘집’으로 가는 여행을 해서일까? 훨씬 더 빠르게 끝난 것 같다.
계획 없이 느슨한 P의 여행은 오히려 당겨진 팽팽한 줄처럼 느껴졌다. P를 따라 느슨해지면 좋으련만,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몰라 내내 긴장했다. 5:55 기록마저 정리할 시간을 못 찾고 손을 놔버렸다. 나는 내가 생각한 나보다 더 계획형 J인가보다.

어김없이 또 잃어버렸다. 팔찌가 느슨해진 것을 알고 조심했는데, 다른 부분에 신경 쓰느라 정작 없어진 것도 비행기에서 알았다. 잃어버려서 속상한 것보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 속상했다. 그래도 잃어버린 ‘사람’ 없이 돌아왔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가. 고작 팔찌일 뿐이다. 대신 풀문파티 팔찌를 얻었다. 잃은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는 법이다.

어쩌다 보니 집으로 돌아왔다. 친구들에게 잘 도착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평온하고 규칙적이고 납작한 일상으로 돌아왔다.

2023 Thailand Travel 11. Bangkok

하코카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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