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를 굽고, 홍합을 굽고, 꼬막을 굽고, 농어를 굽고, 옥수수를 굽고, 감자를 굽고, 돼지고기를 굽는다. (오징어는 잊었다)
공심채를 볶고, 파파야를 무친다.
판단 잎을 갈고 코코넛 밀크를 섞어 카놈 투어이를 찐다.
친구 ‘오’와 친구의 친구 ‘위’는 새벽부터 장을 잔뜩 보고 종일 요리했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만찬이다.
요리하고, 운전하고, 말을 걸어주고, 가끔 잘 있는지 뒤돌아봐 주고, 오늘의 기분을 살피는 일.
여행은 누군가의 배려로 이뤄지는 것이다.
마지막 날이다. 어찌나 헤어지는 게 아쉬운지 와장창 물건들이 부서진다.
냉장고 포켓도어가 떨어져 잔뜩 넣어둔 맥주병이 깨지고, 설거지를 하다 손이 미끄러져 포도주잔이 깨진다.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그랬다면 진짜 친밀한 사이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친구의 친구 ‘위’와 ‘토니’의 새롭게 알게 되었고, 친구 ‘오’와 ‘정’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었다.
‘위’는 다음에 다시 타이에 오면 꼭 연락하라고 했다. 헤어지면서 세 번이나 안아 주었는데 그만 눈물이 날 거 같았다.
아마 우리는 여름쯤에 다시 만날 것이다. 그때는 모두 다 ‘친구’일 것이다.
2023 Thailand Travel 10. Bangk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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