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큐슈 산보 7. 후쿠오카

여행의 끝은 언제나 아쉽다.
이제 겨우 눈에 익은 단어가 생기고, 간단한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었는데 다시 집이다.

탈출:
최근 사뭇 바쁜 일이 있어 여행책 한 권 제대로 정독하지 못하고 떠났다. 정신이 없어 항상 쓰는 털모자도 탁자 위에 두고 나와 내내 아쉬웠다. 심지어 전날 나가면서 버리려고 현관에 세워둔 쓰레기봉투도 그냥 두고 나왔으니. (집에 도착해 문을 열고 알았다. 아, 냄새!) 그렇게 바쁜 일이 있었지만, 여행하는 동안 완전히 잊어버렸다. 비슷한 것 같지만 분명히 다른 환경, 언어, 문화가 주는 긴장이 어제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해 준 것이다. 잠깐일지 몰라도 여행이 주는 평안을 온전히 누렸다.

일본:
먼 나라이자 이웃나라인 일본. 3년 전과 아무것도 변한 게 없는 관계인데 가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에 여행 내내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여러 번 다녀온 곳이지만 온전한 여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지막으로 갔을 때와 별로 변하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급변하는 요즘 세상에 새롭게 느껴졌다. 여행지로서 새로운 발견이다.

코로나:
돌아오는 길에 지난 3년 간의 비행 기록을 살펴보았다. 중국을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이후 처음 떠난 해외여행이다. 공항에는 사람이 꽤 있었지만, 여전히 닫힌 공간이 있어 많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일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없었고, 모든 가게 입구에 손소독제가 있어 거의 모든 사람이 사용하고 있었다. 서양인은 몇 명 없었고, 우리말과 중국어가 많이 들렸다. 아직 바이러스와 싸우는 중인데 해외에 나와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다음 여행의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었다.

J와 P:
여태 분 단위로 꼼꼼한 계획표와 플랜 B까지 준비하는 완전한 J인 여행 안내자 덕분에 알차다 못해 과로한 여행을 했었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충동적으로 비행기표를 사면서 시작한 여행이다. 떠나기 3일 전까지 취소할까 말까를 고민했다. 우리에게 P의 여행이라니! (물론 P가 보면 깜짝 놀랄 계획표지만) 집에 돌아와 뒤늦게 여행책을 펼쳐보았다. 예습만큼 복습도 재미있지만 역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다음에는 또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하카타역
-후쿠오카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

2022 Kyushu Travel 7. Fukuoka

하코카빔

여행, 사진, 책,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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