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큐슈 산보 2. 후쿠오카 + 다자이후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온 것 같다. 영상을 되감기 하듯 눈이 그치고 세찬 바람이 사라지고 떨어진 낙엽이 도로 올라가 가지에 붙는다. 맑고 푸른 하늘과 노란 은행나무, 가을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출근하는 사람들. 마치 한두 달 전으로 돌아온 것 같다. 서울의 거리 풍경과 닮아 더 그렇게 느껴진다.
사실 세계의 도시들은 거의 비슷한 모양새다. 그래서 고대 일본의 서쪽 수도 다자이후에 갔다. 그런데 버스에서 내리니 몹시 춥다. 이번엔 빨리 감기다. 낙엽이 떨어지고 세찬 바람이 불고 눈비가 내린다. 신사를, 사찰을, 유적지를, 박물관을, 뒷골목을 천천히 오래 걷고 싶은데 발걸음이 빨라진다. 텐만구 뒤편 언덕의 신사까지 가려다 결국 눈앞에서 포기했다.  멈춰선 자리에 예기치 않은 식당이 하나 보였다.
다시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공간이다. 다다미에 앉아있으니 오래된 주전자에 오차(녹차)를 내어준다. 다자이후의 명물 우메가와모찌(매화떡)과 말차를 시켰다. 오로지 추위를 피해 간 곳인데 맛있다! 할머니가 만들어준 맛이다. 따뜻하게 몸과 마음을 녹자 더 둘러보고 싶은 욕심이 녹는다. 예정보다 빨리 하카타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도시는 성탄의 불빛이 가득하다. 명동이나 시청 앞이 떠오른다. 시계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 다자이후에서 먹은 ‘코나안’ 소바가 정말 맛있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확실치 않지만, 유자를 섞은 게 분명한 온소바와 진하면서도 탄탄한 면의 냉소바, 푸짐한 덴뿌라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텐진 지하상가
-다자이후
-코나안: 온소바, 냉소바, 덴뿌라
-O-Ishi Chaya: 우메가에모찌, 말차, 커피
-카사노야:우메가에모찌
-하카타 버스터미널
-이치란 라멘
-캐널시티 하카타

2022 Kyushu Travel 2. Fukuoka+dazaifu

하코카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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