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나오는 길에 너무 지쳐 카페에 들렀다.
가장 넓어 보이는 곳을 선택했다.
손소독제를 바르고 입장했다.
먼저 이층에 올라가 사람이 없는 걸 확인 후 일층으로 내려와 주문했다.
아메리카노 스몰 주세요! 네?
계산대에 거리 유지를 위한 바리케이드가 있고,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같은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며 대화를 주고받았다.
커피를 제조하는 동안, 전자 명부를 작성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사용법을 몰라 수기로 명부를 작성했다.
일회용 잔에 담은 커피를 받았다. 항상 개인컵을 가지고 다녔는데, 최근에 외출한 적이 없어 그냥 나왔다는 것이 생각났다.
이층으로 올라갔다.
테이블과 의자가 몇 개 없었다. 거리 두기를 위해 한쪽 벽에 거꾸로 쌓아 앉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
몇 개 없는 테이블에는 거리 두기를 유지해달라는 글이 쓰여 있었다.
벽을 마주한 1인용 자리에 앉았다.
손소독제를 한번 더 바르고, 마스크를 살짝 풀고,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종일 손을 씻고 손소독제를 발랐더니 손등이 간지러웠다.
아까 없었던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커피를 내려놓고 다시 마스크를 썼다. 덥고 갑갑했다.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맛을 제공한다는 프랜차이즈였지만, 마스크 안으로 쓴 맛이 감돌았다.
창 밖으로 퇴근하는 회사원들이 빠르게 지나갔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한 명도 빼지 않고 모두.
몇 달 만에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작은 잔이었지만 결국 다 마시지 못하고 나왔다.
마스크를 쓴 무리 속에 끼어 빠르게 집을 향해 걸었다.
코로나19 시대에는 어디에서 쉴 수 있을까?
Where can I rest in the Cov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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