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맛있는 현지식 먹기! 유명 관광지 구경하기! 현지 문화 체험하기!
좀 더 여유가 된다면 예쁘고 고즈넉한 카페에서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시켜 놓고, 고요히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
어젯밤에 본 복닥복닥한 야시장과 아침에 다녀온 찬란한 왕궁, 점심 때 먹은 새콤달콤한 똠얌꿍을 그려본다면 여행은 보다 풍성해질 것이다.
여행을 더 즐겁게 하기 위해, 요즘 서울YWCA 쉼표여행학교 시즌4 드로잉 수업을 듣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쇼비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매주 여행지 음식과 풍경, 건축물, 인물을 그린다.
물론 쉽지 않다. 연필을 쥐고 붓을 잡는 게 글쓰기나 사진 찍기에 비해 낯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재미있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 여행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 두 시간의 그림 수업은 마치 여행하는 기분을 들게 한다.
좀 못 그리면 어떤가? 빈 스케치북에 연필로 선을 그을 때마다, 물감으로 색을 채울 때마다 여행의 추억은 알록달록하게 살아난다.
게다가 이건 나만이 그릴 수 있는 그림이니 이걸로 충분하다.
또한, 그림을 그리며 두런두런 다른 이들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금까지 한 시즌을 제외하고 쉼표여행학교 수업을 들었다.
벌써 4년째. 어쩌면 쉼표여행학교가 나의 여행에 큰 그림을 그려주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알록달록했던 여행지의 흥겨움은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 빛깔이 바래기 마련이지만 쉼표여행학교는 더 생생히 남도록 도와준다.
오늘도 난 연필과 스케치북, 물감으로 지난 여행들을 그리며, 바쁜 일상에 작은 쉼표 하나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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