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제주도에 큰 태풍이 불었다. 태풍이 오고 있는 것을 알았고, 밤사이에 강타할 것도 알았다. 하지만 미리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잠을 잤고, 아침에 일어나 쓰러진 나무를 치웠다. 통제가 안 되는 삶의 영역에서 우리를 도왔던 것이 주술이고 예술이었다. 우리는 지금 극심하게 불안한 시대를 살고 있다. 불안을 예측하고 측정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을 더 잘 감당하게 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는 여전히 기도와 예술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정은혜 지음 ‘변화를 위한 그림 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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