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일은 뜻대로 되지 않고, 우리가 바라는 일들 또한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이뤄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나는 '밀양 할매'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언젠가 송전탑이 뽑힐 것이라고 믿는다. 송전탑이나 원자력 발전이 우리가 살아갈 미래에 선택할 이로움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십 년, 혹은 백 년쯤 후에도 송전탑이 지금처럼 이 땅 위에 세워져 있을까. 나는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 것 같다. 고령의 한 밀양 주민이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살았을 때 송전탑이 뽑히는 오늘을 경험하지 못 할지라도' 탈송전탑 탈핵 이야기를 듣고 기억하는 이들이 있는 한 누군가가 살아갈 미래에는 송전탑이 뿌리째 뽑히는 날이 올 것이다. '밀양 할매'들은 언젠가 뽑힐 것이 다가올 미래라면 이 싸움은 결코 지는 싸움이 아니라고 말한다.
-김영희 글 ‘전기, 밀양 - 서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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