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몸

노동이라는 게 이렇다. 일터에만 머물질 않는다. 작업복에, 머리카락에, 살갗에 흔적을 묻혀 따라온다. 마음에도 묻어온다.
마필관리사들은 수년간 쓰다듬고 만지고 같이 달리던 경주마들의 털과 냄새, 그리고 무언가를 묻혀왔겠지. 집에서 그를 기다리는 가족에게, 퇴근길 만나는 친구에게 그 흔적을 묻힌다. 혼자 하는 노동도 없지만, 혼자라 할지라도 어딘가 닿고 묻히고 긁히고 그렇게 연결을 증명한다.

-희정 글, 최형락 사진 ‘베테랑의 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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