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새벽 5시에 눈이 떠진다. 새소리와 함께 커튼 사이로 해가 비추는 순간이다. 일어난 김에 여명을 찍어보려고 하는데, 산이 너무 높아 동그란 해가 뒤에 숨었다. 산 위로 해가 떠올랐을 땐 이미 사위가 밝아진 뒤다. 높아도 너무 높은 히말라야!
그 산에 오를 줄 몰랐다. 창밖으로 보던 설산, 정확히는 설산 바로 아래 봉우리인 트리운드에 올랐다. 차가 올라갈 수 있는 곳까지 택시를 타고 이동했는데도 정상까지 네 시간 걸렸다. 땅에는 개가, 하늘에는 원숭이가 산적처럼 지킨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산적은커녕 아름답고 순하기만 개, 원숭이, 양, 나귀, 말, 그리고 파랑새를 만났다. 흔한 모기도 한 마리 없다.
쉼터에서 짜이를 한 잔 마시고 다시 길을 나선다. 히말라야라는 이름의 위용과 다르게 길은 인왕산보다 순탄하다. 다만 끝이 안 보일 뿐. 지쳐갈 무렵 정상에 도착했다. 히말라야의 웅장한 모습이 운무에 가렸다. 눈을 가늘게 뜨고 언뜻 보이는 운무 뒤의 설산을 가늠해 본다. 운무가 걷힐 때까지 기다리고 싶지만 어두워지기 전에 가야 한다. 1시. 매기 라면을 먹고 하산한다.
계획과 다르게 왔던 길이 아닌 다람콧 마을로 내려간다. 올 때보다 훨씬 거칠고 인적이 없다. 간간이 보이는 나귀 똥이 길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것 같아 반갑다. 어여쁜 집들이 보인다. 다람콧 마을이다. 유난히 서양인들이 많다. 이유는 모르지만 이곳의 대다수는 이스라엘 사람이라고 한다. 그들이 모인 곳은 시끌시끌하다. 식당에 들어서자 비가 내린다. 운무 때문에 속상했는데 산에서 비를 만나지 않아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나무가 울창한 길이 예뻐 걷다 보니 숙소까지 왔다. 다리가 욱신욱신. 하루의 피로를 풀어 줄 과일 가게에 들른다. 삼일 째. 단골이 되었다. 타고르 할아버지가 입은 점퍼에 ‘(주)종로전기’라고 쓰여있어 더 친근하다. 어제 먹은 파파야가 맛있어 한 번 더 산다. 반으로 잘라달라니 No! 아침엔 되지만 밤에 안 된다고 하신다. 하지만 어제도 밤에 잘라주셨는데 무슨 연유일까?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사이 타고르가 칼을 든다. 먹기 좋게 4등분으로 촥! 그리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다. 그의 터부가 깨졌다. 부디 타고르 할아버지께 별일 없기를! 여행도 별일 없기를!
-메인스퀘어 노점 티베트빵
-<Gallu Temple>
-<트리운드 트레킹>
<Magic View Cafe मॅजिक व्ह्यू कैफे>
-<Dhauladhar cafe> 매기 라면
-다람콧
-<Lhasa Tibetan Kitchen> Veg Thanthuk Dry, Veg Ruchicho, 바나나파인애플주스
-타고르 할아버지네 과일 가게: 파파야
2024 2nd India Travel 4 day: Dharamsha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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