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아무래도 나의 천성이니 그것이 고갈될까 걱정하지는 않겠습니다, 라고 쓰기도 했는데요. 저에게는 그 사랑이 그릇 가득 넘치는 그릇 가장자리에서 찰랑찰랑한 움직이는 사랑이 아니라 항상 마르기 직전으로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고여있는 물 같은 사랑인데, 이런 사건이 한 번씩 일어날 때마다 심각하게 그것이 졸아드는 걸 느낍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그리고 참 다행이게도 지난 10여 년 동안 그랬지만 한 번도 제가 사랑이라고 말하는 그것이 고갈된 적이 없었어요. 이번에도 그렇습니다. 저의 글쓰기의 가장 강력한 동력은 그 얼마간 남아있는 사랑이고 앞으로도 그 사랑을 잘 관리하면서 유지하면서 사람의 일을 소설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제34회 만해문학상 황정은 수상 소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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