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통 정신을 못 차리겠다. 초록 나뭇잎이 빨갛게 변하며 떨어지는 속도보다 공사가 마무리되는 속도가 느리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것처럼 느껴지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빙글빙글 돈다. 기구를 타고 있는 동안 주변은 뒤죽박죽이다. 침대 아래 있던 것들이 가장 높은 천장에 가 있고 탁자 위 잘 보이는 곳에 있던 것들이 깊숙한 서랍 속에 들어가 있다. 주말에 다녀간 준공현장조사관이 전화를 해 시일 내 공사가 잘 마무리됐는지 물어본다.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끝난 걸까 아닌 걸까. 큰 공사는 마무리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끝난 것 같은 공사는 아직 안 끝났다. 업체에 전화를 하니 토요일쯤이나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하셨다. 의문문이다. 오래전 잡아둔 설악산 단풍놀이를 취소했다. 집도, 일정도, 마음도 뒤죽박죽이다. 나뭇잎보다 먼저 눈물이 뚝뚝 빠르게 떨어진다. 스트레스가 한계에 달했다.
All is in confu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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