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답사 1

북촌 청년 방정환이 활동한 종로를 걸었다. 덥고 습한 날이었지만, 정치와 교육, 문화의 중심지였던 100년 전 종로를 만났다.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공간들이 옮겨지고 줄어들고 사라져 표지석으로 남은 곳이 많았다. 그중 경성 3대 건축물 중 하나이자 3.1 운동의 중심지, 어린이운동의 발상지, ‘개벽, 신여성, 어린이’ 등을 만든 개벽사가 있던 천도교 대교당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인상 깊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줄어들고 팔린 운현궁, 서북학회, 한성도서주식회사, 신흥대학, 중동학교, 보성사 터와 같은 곳들을 보며 쓸쓸한 마음이 들었다. 유수의 건물들이 도시 개발과 함께 사라졌고, 정치적인 이유로 명문학교들은 강남으로 옮겨갔고, 청계천을 따라 줄 지어 있던 출판사들은 흩어지고, 이제는 청와대와 정부기관들마저 이전했다.
답사를 마치고 나니, 100년 뒤 종로는 어떤 의미를 가진 장소일지 궁금해졌다.

북촌 안암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어니언에서 커피를 마신 뒤, 다시 서촌으로 돌아왔다. 북촌은 물론이고 서촌도 크고 작은 행사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서울환경연합에서 주최하는 지구를 구하장에 들렀다 괴산 지역을 홍보하는 팝업 스토어 괴산상회에서 옥수수를 사서 집으로 왔다.

100년 뒤 종로의 운명은 모르지만, 그럼에도 아직 종로는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덧붙임, 무농약 괴산 대학 찰옥수수가 너무 맛있다!

하코카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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