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하지 않았지만, 그곳을 탈출해 이곳으로 왔다.
원하지 않았지만, 십 년간 하던 일을 그만뒀다.
계획하지 않았지만,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을 시작했다.
익숙하지 않았지만, SNS에 가입했다
정말 생각조차 하지 않았지만, 전 지구적 유행병과 기후위기의 시대로 들어섰다.
삶은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깨달은 한 해였다.
심지어 작년 12월 31일에 작성한 새해 계획표 중 이룬 것이 단 하나도 없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다.
그날 갔던 카페 휴지 위에 계획표를 적어서 진짜 휴지조각이 된 거 아니냐는 자조 섞인 농담을 했다.
하지만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기에
서촌에서 아름다운 자연과 다정한 사람들을 만났다.
자유롭게 쓰고 싶은 것을 생각해보게 되었다.
새로운 경험을 쌓게 되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이전과 다른 방식의 사귐을 쌓고 있다.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아쉬운 한 해지만 이제 그만 놓아주고
2021년의 계획을 천천히 세워봐야겠다.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Good by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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