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13번 출구 앞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높은 빌딩과 호텔, 주택이 있어 활기차고 바쁜 맞은편 길과 달리 노숙인센터와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가 있어 느리고 침울하다.
길바닥에서 술판을 벌이거나 고성을 내며 싸우거나 길에 주운 게 분명한 물건으로 노점상을 차리거나 노숙과 노상 방뇨하는 일이 자주 있다.
그래서 문제를 해결하러 온 경찰과 구급대원, 길 잃은 외국인 말고는 이곳에 오래 머무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이웃들은 아무도 이 길로 다니지 않는다. (이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
하지만 이곳은 신호등이 많은 맞은편 길과 달리 지름길이고, 이곳 나름의 시스템이 있어 외부인에겐 위험하지 않아서 내게는 가장 자주 다닌 익숙한 길이다.
이 길에서 나는 낯설고 무섭게 느껴졌던 사람들이 어느새 보이지 않으면 걱정이 될 정도로 눈에 익어버렸다.
그들은 아무리 뛰어난 모델도 넘볼 수 없는 패션 스타일을 가지고 있고, 더는 주변에서 볼 수 없는 화투나 야바위, 윷놀이를 하며 놀고, 남을 신경 쓰지 않는 호탕한 웃음소리를 낸다.
서울역 13번 출구 앞은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갈월당을 떠나면 이 길이 가장 많이 생각날 것 같다.
There is a unique atmosphere in front of Exit 13 of Seoul Station that cannot be seen anywhere in Korea.
When I leave Galwoldang, I think this road will come to mind the m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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