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론 꽃

바질 한 줄기 꺾으러 텃밭에 나갔다가 일층집 할머니를 만났다. 지난여름에 차고 계시던 허리 보호대를 벗으셨다. 다행이다! 허리를 짚고 서 계신 할머니와 두런두런 안부를 나누며 고구마 줄기를 꺾었다. 싹 난 고구마를 묻어두었는데 텃밭을 뒤덮었고, 한 것도 없이 잘 키웠다고 칭찬받았다. 내가 한 번도 요리해 본 적 없는 고구마줄기나물 조리법을 할머니는 줄줄 읊어주셨다. 헤어질 때 꺾은 줄기를 손에 쥐어 드렸더니 세상의 모든 복을 다 기원해 주셨다. “늙지도 마라!” 많은 덕담 중 이게 제일 마음에 든다. 93살 친구의 말씀이니 정말 불로불사 할 것만 같다. 고구마 옆에 예상치 못한 멜론 꽃이 활짝 폈다. (멜론 먹을 때 빼 둔 씨앗을 화분에 묻어두었을 뿐이다) 열매가 열리면 선물하고 또 복 받아야지!

Melon flower

하코카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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