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절한 역무원이 있는 고속철도를 타고 웨이하이에서 옌타이로 넘어오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비소식과 함께 다 끝내고 온 줄 알았던 일도 발목을 잡는다. 노트북도 없는데! 음료와 간식거리를 사들고 숙소에서 자리잡았다.
5년 전 여행 했을 때보다 중국은 더 언택트 사회가 되었다. 기차나 택시를 탈 때는 물론이고, 식사와 음료, 시장에서 간식을 살 때도 모두 큐알코드를 이용한다. 메뉴판에 영어가 써 있고 젊은 직원이 있는 가게에서도 ‘니하오‘ 혹은 ’익스큐즈미’라고 입을 떼면, 어쩌면 입도 떼기 전에 여지없이 손가락으로 큐알코드를 가르킨다. 언택트 주문하라는 안내이다. 중국어 한 마디를 못해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여행할 수 있다지만, 아쉽다. 다른 나라에 가면 간단한 말은 그 언어로 하는데, 이번 중국 여행 때는 니하오도 몇 번 못했다. 배낭에 우겨넣은 텀블러도 한 번 사용 못하고 담아주는 플라스틱 일회용 컵을 받아온다. 빠르고 편리한 스마트폰이 있지만 번역기를 돌려가며 주문하느라 음료 한 잔을 받는데 30분이 넘게 걸렸다.
음료도 다 마시고, 비도 그치고, 일도 마치고 ‘소청리’로 나갔다. 서촌이 생각나는 마을이다. 높은 건물 사이로 딱 이곳만 청나라 시대 양식에 머물러 낮은 지붕을 하고 있다. 구석진 골목에는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눈다. 강아지 한 마리가 끌려나와 할아버지 품에서 발톱을 깎는다. 골목이 깨깽깨깽. 무슨 일 난 줄 알았다. 말은 안 통해도 같이 웃었다. 어르신들은 컨택트다. 할머니가 계신 노점의 처음 보는 음식이 궁금해 연신 쳐다보고 있으니 옆이 이웃들까지 모두 한마디씩 이야기를 하신다. 한국인이라는 뜻의 ‘한궈런’,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의 ‘티부동’을 외쳐도 끄덕끄덕 하하 웃고 또 열심히 설명해주신다. 눈치껏 음식의 이름과 가격을 알게 되었고, 한그릇 먹었다. 알아듣지 못한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했다. 물론 계산은 큐알코드로 했다.
웨이하이보다 옌타이는 더 크고 사람도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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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타이 <무핑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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