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하루


잠이 오질 않아 아침 일찍 눈을 떴다.

번을 뒤척이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열었다.

아침 햇살과 맑은 공기, 그리고 낯선 소리가 깊숙이 안으로 들어왔다.


출근하는 직장인들의 구둣발 소리

기계가 일할 준비를 하며 - 대는 시동 소리

여행을 떠나는 이국의 언어와 캐리어 구르는 소리

등굣길에 급하게 불어대는 어린이의 리코더 소리


평소와 다른 시간에 앉아 있으니 익숙한 공간마저 낯설게 느껴졌다.

마치 여행지에서 시작하는 하루 같았다.


일어난 12시간, 오후 5 55, 아직도 해는 높이 있고,

익숙한 시간의 질감과 깊이가 다르게 느껴진다.

나는 오늘을 여행 중이다.

하코카빔

여행, 사진, 책,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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