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새 혹은 벌레

검은 새벽이다. 세시에 가까운 시간이다. 아빠는 창밖에서 들어온 검은 새를 한 마리 잡아 내게 내밀었다. 기겁했다. 아빠는, 네가 보호하려던 생명인데 왜 피하냐는 듯한 조롱을 흘렸다. 그리고 내 오른팔 위에 새를 올렸다. 그것은 새가 아니었다. 거대한 벌레였다. 소리조차 지를 수 없이 놀랐다. 그때 검은 벌레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내 팔을 할퀴었다.

겨우 옅은 비명을 내며 잠에서 깼다. 여행 짐을 싸야하는데 악몽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하코카빔

여행, 사진, 책,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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