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현듯 새벽 잠에서 깨 노동에 대해 생각했다. 친구들이 노동하며 싸우는 이들과 연대하기 위해 거제로 길을 떠날 시간이었다. 인사라도 할까 망설이다 양 대신 노동을 세며 다시 누웠다. 나이 든 노동, 젊은 노동, 노동하지 못하는 몸의 노동, 돌봄 노동, 육체 노동, 감정 노동, 국내 노동, 해외 노동, 하청 노동, 정규직 노동, 인간의 노동, 동물의 노동. 늦잠을 잤다. 후다닥 뛰어나가 휴일을 맞은 또 다른 친구를 만났다. 정규직으로 다니다 그만둔 회사에 다시 나가 비정규직 노동을 하고 있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며 커피 대신 노동을 마셨다. 씁쓸했다. 저녁에 노동에 관한 영화를 보았다. GV에서 무자비한 해고와 비정규직 처우가 ‘역겹다’며 열변을 토하는 사회자에게서 과거 내 노동의 자리가 보였다. 낮에 들린 전시에서 만난 반가운 섬 ‘로타’의 여유와 따스함이 마치 아주 오래 전 일처럼 아득해졌다. 오늘밤도 잘 자기는 글렀다. 다만 해야 할 일이 떠올랐다.
전시 <로타에서 온 초대장>
2024.11.14-20
이상서전
영화 <해야 할 일>
2024 · 11 · 20(수) 19시, 아트하우스 모모
이야기마당 GV 김진숙(전 한진중공업 복직 노동자) · 김소연(비정규노동자의집 꿀잠 운영위원장) · 이은(제작자) · 시낭송 송경동(시인)
Work to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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