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마침 부처님 오신 날이다. 부처님의 나라에 다녀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 티베트 고원에는 야칭스라는 수도원이 있다. 만 명 정도의 비구니 스님들이 스스로 판잣집 같은 수행처를 짓고 검붉은 법복 하나로 추운 겨울을 지내며 공부한다. 부처님께 삶이란 무엇인지 묻고 또 묻는다.
처마 아래 비를 피하고 있는 젖은 새를 보며, 다람살라를 떠올린다. 길 위의 사람들에게 동전을 나누고, 개들에게 비스킷을 나누던 티베트 스님들을 생각한다. 생각만 한다. 안온한 집에서 비 한 방울 맞지 않은 채.
Dark Red Forest by Huaqing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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