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짓는 마음

피상만 남은 국회는 둘 중 하나다. 시민의 안줏거리가 되거나 욕지거리가 되거나. 문제는 그렇게 시민이 국회를 버리면, 권력과 가장 가까운 자들부터 국회를 활용한다는 데 있다. 욕만 하고 관여하지 않으면 국회가 가진 사람의 것이 되고, 그러면 불행하게도 국회는 가장 절실한 사람에게 가닿지 못한다. 약자들은 미안해하면서 공적인 얘기를 하고, 강자들은 아주 당당하게 사적인 얘기를 하곤 한다. 세상이 원래 자기 것인 양 요만큼도 손해 보기 싫어하는 사람이 국회를 독차지해 사용하는 동안, 가진 것이 많지 않은 사람은 '뒤에 오는 이'는 적어도 자신보다 낫기를 기대하며 애닮은 염원을 품고 국회 문턱을 넘어 오지 못한 채 서성였다.

- 이보라 지음 ‘법 짓는 마음: 당신을 지킬 권리의 언어를 만듭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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