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픈 봄비

종일 구슬픈 봄비가 내렸다. 친구가 한국으로 여행을 온다 하여 이번 주 시간을 빼놓았다. 다른 일정이 많아 만날 수는 없지만, 덕분에 아픈 또 다른 친구의 얼굴을 종일 들여다볼 수 있었다. 만남과 헤어짐. 온전한 이별의 시간에서는 희미한 병원 냄새가 난다. 비는 계속 내리고 꽃잎은 피고 떨어진다. 눈 감은 내 친구의 가늘고 짧은 속눈썹의 색깔이 비에 젖은 봄꽃잎처럼 여리고 예뻤다. 종일 구슬픈 봄비가 내렸다.

Sad spring rain

하코카빔

여행, 사진, 책,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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