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카이 여행을 마치고 사흘 정도가 지났다.
여전히 춥다. 좀처럼 올리지 않는 실내 온도를 25도로 맞추고 생활하고 있다.
새파란 하늘. 올려다 보기 무서울 정도로 뜨겁게 내리쬐던 태양. 트라이시클이 스쳐지나갈 때 마다 날리는 흙 먼지. 매연의 냄새. 호객하는 음성. 샌들에 쓸려 난 상처의 통증.
이런 것들에서 갑자기 튕겨져 나왔다. 좁은 좌석에 몸을 우겨 넣은 채, 4시간의 적응 기간을 갖고 일상의 동토로 떨어졌다. 하얀 백열등이 비추는 욕실 거울 속 검게 그을린 얼굴이 어색하다.
J는 몇일 째 앓고 있다. 그녀도 아직 온전히 귀국하지 못했나 보다.
탐비산 해변에서 만난 작은 소녀, 자자의 웃음소리가 아직 귓가에 맴돌고 있단다.
한동안 어지러운 일상을 보낼 것이다. 아무렇게 널린 여행의 잔해들도 치워야 하고 밀린 일도 처리해야 한다.
커지는 그리움을 애써 눌러야 할 것이다. 사흘 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틈을 주지 말고 일상의 흐름에 적응하도록 단호함을 가지고 다독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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