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을 보아도

쿵쿵쿵 위이잉 와아아 기호0번 꿀꿀꿀 탁탁탁 까악깍

이웃의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 소음에
하필이면 장르도 우렁찬 정치 드라마 촬영 소음에
선거를 하루 앞둔 진짜 정치인의 유세차량 소음에
여름맞이 꿀꿀꿀 꿀참외 트럭 소음에
근처 사찰의 목탁소리에
이 모든 소음을 이기느라 더 크게 우는 산란기 까치 울음까지.

공사를 앞둔 지난 주말, 이웃 할머니께서 난을 보면 기분이 좋아질 거라며 한 달간 화분 두 개를 맡기고 가셨다. 꽉 닫은 문 틈 사이로 온갖 소음이 치밀어 오를 때마다 난을 보지만 기분이 좋아지진 않는다. (하지만 미안하다며 주신 참외를 먹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I saw the orchids. But

하코카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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