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될 때 집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유행이 본격화했을 때 이사를 했다. 옥인온실에서 초대장 한 번 보내지 못한 채 다시 봄을 맞았다.
친절한 그는 이삿짐도 풀기도 전에 축하를 건네며 몬스테라를 택배로 보내주었다. 바닥에 책과 먼지가 잔뜩 쌓인 어지러운 집에 싱그러운 초록이 깃들었다. 덕분에 초록의 힘으로 조금씩 짐을 정리했다. 초록이 더 빛나도록 잘 키우고 싶었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 냉해를 입기도 하고, 벌레가 생기기도 했다. 크고 예쁘게 키우진 못했지만, 생사고락을 함께한 든든한 반려식물이 되었다. 친절한 그는 서촌에 잠깐 산책을 왔다 이제야 처음으로 몬스테라를 직접 만났다. 3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몇 년 만에 뵈어 몹시 반가웠다. 몬스테라를 좀 더 잘 키우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무엇보다 언젠가 초대드려야지,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지 하는 사이, 시간이 이만큼 지났다는 죄송한 마음이 가장 컸다.
다음 봄에는 코로나19도 사라지고, 몬스테라와 나도 지금보다 잘 자라 있으면 좋겠다.
Monst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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