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나약한 사람인가.
그걸 몰랐다. 단단한 아름드리나무는 아닐지라도 잔뿌리를 가진 풀이나 온실 속의 화초 정도는 될 거 같았다.
하지만 나는 뿌리내리지 못한 풀, 수십 년째 떠다니는 지푸라기. 가느다란 바람에 몹시 흔들린다.
옥천암에는 기도하는 할머니들이 많았다. 크고 단단한 마애보살좌상 앞에 엎드려 발원문을 읊조린다. 간절함에 비하면 차가운 바닥이나 추위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다.
새해가 두 번이라는 건 두 번의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의 간절함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의 나약함이 있다는 것이다.
The fact that there are two new years means that there are two opportunities. There are two desperations. There are two weakne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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